본문 바로가기
끄적끄적

요양보호사 실습을 마치고...

by 로닌그렉 2024. 3. 25.
728x90
반응형

 

요양보호사 실습을 마치고...

 

지난 12월부터 한달간 요양보호사 교육을 받은 후, 바로 실습을 하지 못했다.

부러진 다리가 다 회복되지 않아, 목발을 짚고 실습을 나갈 수는 없어

3월 초순부터 2주동안 주간보호센터 1주일, 요양원 1주일...총 2주일간 실습을 했다.

 

연로하신 어머님, 아버님이 계시기도 하고...

주간보호센터 등에는 어르신들을 실어나르는 기사직도 있어

혹시 모를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산재기간 동안 교육을 받아놓기로 한 것이었다.

 

주간보호센터와 요양원을 다녀와서...

인간의 일생이라는 것을 나름대로 적나라하게 정리하는 시간이 되었다.

 

그 결론은...

인간은 태어나서 약 20년간 부모의 뒷바리지로 보호를 받으며 성장한다.

그리고, 십수년 정도 경제적 활동을 하며 자유로운 삶을 영유한다.

그리고, 가정을 꾸리고 아이가 생기면 아이의 뒷바라지를 20년 정도 하게 된다.

그리고, 50,60세가 되면 자신을 뒷바라지 해준 부모님 뒷바라지를 하게 된다.

그리고, 70,80이 되면 자식의 뒷바라지를 받으며, 아직은 정신이 있는 동안에는 집에서 혹은 주간보호센터(어르신유치원같은?) 등에서 케어를 받고, 이후 치매가 오거나 스스로 움직일 능력이 떨어지게 되면 요양원으로 가게 된다.

물론, 자신 혹은 자식에게 경제적 능력이 되면 자택에서 요양사를 고용해 케어 받기도 한다.

 

요양원에서 실습을 하며 겪고 느낀 점은...

그것은 마치 아이를 키우것 이상 어렵고 힘들다는 것이었다.

자신을 낳아주신 부모님이 아니면 정성을 들인다는 것은 꽤나 어려울 듯 했다.

 

마누라도 자식도 없는 혈혈단신인 나 자신을 돌아보고는...

애초 내가 생각했던 것들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4년전 서울을 떠나오면서, 어머님,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나면...

1년 정도 내가 살아온 발자취를 돌아보고 글로 내 삶을 정리하고

시신기증을 하신 캐톨릭병원에서 부모님 유골을 받고 나면...

나 역시 남은 주변인들에게 민폐끼치지 않게 조용히 삶을 마감하는...

그런 생각이었다.

 

그게 남아있는 이들(그래봐야 누나 정도겠지만)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의식없는 몸뚱아리인 채로 남들에게 보여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요양보호사 실습을 하며 내 생각이 더 굳고 확실해진 느낌이다.

 

 

주간보호센터에서 만난 어르신.

아이같은 모습으로 내게 기대서 주무시고 계시다.

 

요양원에서 1주일간 돌봐드린 어르신.

자신의 의지로는 아무것도 하실 수 없는 상태이시다.

요양사들이 씻겨드리고 먹여드리고 약을 챙겨드린다.

 

태어나기 이전의 시간으로 돌아가기를 기다리는 아가와 다를게 없었다.

 

 

벤자민버튼처럼 다시 젊음으로 돌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728x90
반응형